[시사매거진] 재건축 상가소유자의 아파트 입주권, 어디까지 허용되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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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26-03-18본문
재건축 상가소유자의 아파트 입주권, 어디까지 허용되어야 할까
— 도시정비법 시행령 제63조 해석과 판례 변화의 의미
법무법인 센트로
대표변호사 김정우
kjw@centrolaw.com
상가소유자에 대한 분양, 원칙은 ‘상가’, 예외는 ‘주택’
재건축 사업에서 상가소유자의 아파트 입주권 문제는 오랫 동안 분쟁의 중심에 서 있었다. 상가소유자 역시 조합원이라는 점에서 일정한 권리를 갖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 권리의 내용과 범위는 아파트 소유자와 동일하게 볼 수는 없다.
도시정비법 시행령 제63조 제2항은 이 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 상가소유자에게는 원칙적으로 상가를 공급하되,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예외적으로 주택을 공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위 시행령의 기준과 다르게 상가 소유자에게 주택을 공급하는 내용으로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할 경우 조합원 ‘전원’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그동안의 실무에서는 상가소유자에 대한 조합설립동의서 확보 등 사업 추진의 필요성 때문에 위 규정에 대하여 비교적 유연한 해석이 이루어져 왔다. 상가 분양을 포기하면 주택을 공급하는 방식이라던가 또는 정관을 통해 상가소유자에 대한 아파트 공급 관련 추산액 비율을 낮추는 방식 등이 대표적이다. 과거 건설교통부도 상가를 포기할 경우 아파트를 공급받을 수 있다는 취지의 유권해석을 한 바가 있다.
이러한 실무 관행은 일정 부분 사업 추진의 현실을 반영한 것이지만, 동시에 법령의 구조를 넘어선 확장적 해석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그러면서, ‘상가소유자에 대한 주택 공급을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 그리고 그 기준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정할 것인가’에 관한 문제가 계속 거론되어 왔다.
판례의 태도 – 엄격한 해석과 제한적 자율성의 경계
최근 법원의 판단은 이러한 논쟁에 일정한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방배6구역의 상가소유자들에 대한 아파트 공급 여부가 문제가 되었던 사건에서, 서울고등법원은 상가 분양 포기만으로 주택 공급을 허용하는 기존 실무에 대하여 제동을 걸고, 도시정비법 시행령 제63조 제2항을 ‘강행규정’으로 보아 엄격하게 해석하는 입장을 분명히 하였다. 즉 상가 분양을 포기하고 아파트를 공급하는 내용은 시행령 규정의 기준을 완화하는 것으로 조합원 ‘전원’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이는 재건축 사업의 구조를 고려한 판결로 해석된다. 즉, 도시정비법 시행령 규정과 다른 기준으로 상가소유자에 대한 주택공급이 확대될 경우, 일반분양 물량 감소와 사업비 증가로 이어지고, 그 부담은 결국 다른 조합원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도시정비법 시행령 규정을 엄격히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관 등으로 정하는 비율’에 관한 최근 서울고등법원 판결은 또 다른 시사점을 제공한다. 해당 판결은, 신반포2차 재건축 현장에서 발생한 사건이었는데, 정관등으로 정하는 비율을 설정하는 행위가 시행령이 정한 기준을 변경하는 것이 아니라 그 범위 내에서 구체화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점을 전제로, 반드시 조합원 전원의 동의가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이는 일정 범위 내에서 조합의 자율성을 인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 판결 역시 무제한적인 재량을 인정한 것은 아니다. 비율 설정이 조합원 전체의 비용 부담이나 권리 구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에는 보다 강화된 의결 정족수(2/3이상)가 요구될 수 있음을 전제로 하고 있다. 결국 조합의 자율성과 조합원 보호 사이에서 일정한 균형을 모색한 판단으로 이해할 수 있다.
위 신반포2차 관련 서울고등법원 판결은 지난 2026년 3월 12일 대법원에서 심리불속행기각으로 확정되었다.
실무의 해법 – 엄격한 기준 위에서의 균형 설계
재건축 사업에서 상가소유자의 동의는 여전히 중요한 변수이며, 특히 상가 비중이 높은 구역에서는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기도 한다. 따라서 상가소유자의 요구를 전면적으로 배제하는 접근만으로 분쟁을 해소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고 하여 상가소유자에 대한 주택 공급을 광범위하게 허용하는 방식 역시 바람직하지 않다. 이는 조합원 간 형평성을 해치고, 사업비 구조를 왜곡하며, 나아가 투기적 수요를 유입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과거 상가 지분 쪼개기 사례들이 이를 잘 보여준다.
필자의 견해로는, 시행령 제63조 제2항은 그 취지에 맞게 엄격하게 해석될 필요가 있다. 상가소유자의 아파트 입주권은 어디까지나 예외적 권리이며, 법령이 정한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에 한해 제한적으로 인정되어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이는 조합 전체의 안정성과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전제이기도 하다.
아울러 입법적 개선 역시 필요하다. 현행 규정 중 ‘조합원 전원의 동의’와 같은 요건은 현실적으로 적용이 어려워 분쟁을 반복적으로 야기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위 기준을 정관 변경 의결정족수에 준하는 방향으로 개정하여, 실질적으로 조합원 총의에 의하여 결정할 수 있는 재량권을 부여함으로써 각 현장에서 현실적으로 적용 가능한 기준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재건축 사업은 이해관계의 균형 위에서 작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정 집단의 요구를 과도하게 반영하는 것도, 반대로 일방적으로 배제하는 것도 모두 지속 가능하지 않다. 상가소유자의 아파트 입주권 문제 역시, 법령의 취지를 존중하는 엄격한 기준을 바탕으로 하되, 현실적 보완책을 병행하는 방향에서 해법을 찾는 것이 합리적인 방법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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