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토지는 공동소유, 건물은 단독소유라면 분양권은 몇 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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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25-09-01본문
재개발 구역 안에서 두 사람이 공동으로 땅을 소유하면서, 그 위 건물 두 채를 각각 단독으로 소유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토지는 김씨 형제가 함께 소유하고, 건물은 형이 하나, 동생이 하나씩 소유한 상황이다. 그렇다면 조합은 이 형제에게 분양권을 몇 개나 줄까?
실무에서는 조합에 따라 분양권을 2개 주기도 하고 3개 주기도 한다. 하지만 분양권 하나가 갖는 상당한 재산적 가치를 고려하면, 이러한 실무 관행은 하나의 입장으로 정리될 필요가 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은 재개발 구역 안에서 토지나 건축물을 소유한 사람을 '토지등소유자'라고 규정하고 있다. 조합이 설립되면 토지등소유자가 조합원이 되고, 분양권은 원칙적으로 조합원 수에 따라 부여된다. 문제는 한 사람이 여러 부동산을 소유하거나, 여러 사람이 하나의 부동산을 공유하는 경우 조합원 수를 어떻게 계산하느냐는 것이다.
법령에서는 이렇게 정하고 있다. 하나의 토지나 건물을 여러 명이 공유하면 대표자 1명만 조합원으로 본다. 반대로 한 사람이 여러 부동산을 소유해도 조합원은 1명으로만 센다.
김씨 형제 사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토지 1필지는 형·동생이 공유하고, 건물 1채는 형이 단독소유, 건물 1채는 동생이 단독소유 하는 구조다.
분양권이 3개라고 보는 입장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토지는 형제가 공동으로 소유하니 1개, 형 소유 건물 1개, 동생 소유 건물 1개, 합계 3개 아니냐?" 즉 소유형태가 다르면 조합원을 별개로 인정해야 한다는 논리다. 실제로 토지를 두 사람이 공유하고 건물은 그 중 한 사람이 단독으로 소유하는 경우, 조합원 지위를 2개로 보고 그에 따라 분양권도 2개를 부여하는 데 크게 이견이 없다. 이때 조합원 지위를 2개로 보는 근거는 바로 '소유형태의 차이'이다.
그러나 분양권을 2개로 보는 입장도 설득력이 있다. 만약 김씨 형제가 토지 2필지와 건물 2채를 각각 단독으로 소유하고 있다면 법에 따라 분양권이 2개라는 데 이견이 없다. 그렇다면 토지만 공유하고 건물은 각자 소유하는 경우에도 형과 동생이 각각 조합원 1명씩, 총 2명으로 보아야 하고, 조합원을 3명으로 인정하는 것은 앞의 경우와 균형이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형제가 소유하는 물건의 수는 적은데, 부여되는 분양권이 오히려 늘어나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대법원도 이와 유사한 취지로 판단한 사례가 있다. 토지등소유자의 수가 문제된 사례에서, "토지나 건축물을 단독으로 소유하여 이미 토지등소유자로 산정된 자들이 별도로 다른 토지나 건축물을 공유하더라도, 그 공유 지분에 대해서는 토지등소유자 수가 추가로 산정되지 않는다"고 판시한 것이다. 이는 이미 토지등소유자 지위를 인정받은 이상, 다른 형태의 소유가 있다고 해도 추가로 토지등소유자의 지위를 부여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결국 조합원 지위와 그에 따른 분양권을 2개만 인정하는 입장으로 볼 수 있다.
필자 역시 분양권을 2개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형과 동생이 결과적으로 각자 토지 지분과 건물을 소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토지와 건물을 각각 단독으로 소유하는 경우와 실질적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분양권 개수가 애매하다면 조합과 미리 협의하여 명확히 해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분양 단계에서 다툼이 생기면, 갈등이 커지고 잘못된 것을 바로 잡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글 법무법인 센트로 김택종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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