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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트로 칼럼

[머니투데이] [평택 매각불허가 성공기 2편] 농취증 반려부터 보증금 환급까지,경매 실전 대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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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25-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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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편에서는 평택 토지 낙찰 의뢰인에 관한 매각불허가 사건의 현장조사 중요성에 대하여 이야기 하였다. 결과가 어떻게 되었을까. 2편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한다.

김정우 대표 변호사/사진제공=법무법인 센트로
농취증, 결정적 변수로 떠오르다
경매에서 농지를 낙찰받았을 때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중요한 관문이 있다. 바로 농지취득자격증명서(농취증)다. 이는 단순한 서류 제출이 아닌, '경작 의사와 능력이 있는 자'임을 증명해야 발급되는 까다로운 제도다. 경매 낙찰 후 7일 이내 법원에 제출하지 못하면 보증금은 몰취된다. 이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입찰에 참여한 낙찰자들은 종종 치명적인 대가를 치른다.

이번 사례의 경우, 토지의 지목은 '답'으로, 벼가 자라고 있는 농지였다. 그러나 현황을 자세히 분석해 보면 이야기의 양상이 완전히 달라진다. 낙찰 받은 토지는 도로가 관통하고 있었으며, 그 도로는 단순 통로가 아니라 버스까지 다닐 수 있는 도로. 즉, 실질적으로 도로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 도로변에는 차량이 주차되어 있었고, 심지어 위반건축물까지 존재하였다. 즉, 이 땅은 사실상 농지로 보기 어려운 상태였다.

행정기관을 설득하다. 서류보다 현장이 말한다.
이러한 사정을 확인한 후 곧바로 관할 행정복지센터 농지과를 찾았다. 마침 주무관 교체 시기였다. 신입 주무관과 전임자가 함께 근무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그러나 논리적으로 상황을 설명했다. 단순히 등기부등본이나 사진 몇 장을 들이민 것이 아니라, 현장을 확인할 수 있는 구체적인 모습이 촬영된 사진, 차량 통행 영상, 건축물 위치도 등 입체적인 자료를 준비해 직접 설득에 나섰다.

주무관들은 대화를 통해 사건의 중대성을 충분히 이해했고, "현장 확인 후 농취증 발급 불가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약속했다. 며칠 후, 실제로 현장에 나간 주무관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해당 토지는 도로가 지나가고 있고 불법건축물로 인해 농지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리고, 농취증 발급 불가 확인서를 발급해 주었다. 나는 이런 상황을 실시간으로 의뢰인에게 설명을 해 주었다. 나의 설명을 들은 의뢰인은 한결 안정을 찾아가고 있었다.

실전 경매 꿀팁 : 농지로 보이지 않는 물리적 정황이 있을 경우, 사진·도면·위반사실 확인 등 복합 증거를 준비하여 행정기관과 충분히 소통해야 한다

본게임에 돌입, 시간과의 전쟁 .. 매각허가결정 연기 신청
농취증 발급이 거절되었지만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었다. 법원은 통상 낙찰일로부터 7일 후 매각허가결정을 내리는데, 이보다 먼저 농취증 반려 사실과 매각불허 사유를 제출하지 않으면, 이후에는 항고나 매각허가결정 취소라는 고난도 절차로 넘어가야 한다.

결국 내가 선택한 방법은 '매각허가결정 연기 신청서' 제출이었다. 당시 평택법원은 공사 중이었고 뽀얀 분진 속에 주차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촉각을 다투는 사건이었기 때문에 법원으로 달려갔다. 담당 계장님을 직접 만나서 설득해야 하는 사건이라는 것을 직감하고 바로 실행에 옮겼다.

경매5계 담당 계장님은 첫 인상부터 강한 인상을 주는 분이셨다. 책상 위에는 자녀로 추정되는 사진과 함께 '엄마 사랑해요'라고 적힌 색연필 글씨가 놓여 있었고, 단정한 단발머리에 깔끔한 블라우스가 인상적이었다. 그런 따뜻한 이미지와는 다르게, 경매 사건에 대한 이해와 업무 처리 능력은 매우 날카롭고 정확했다.

나는 담당 계장님에게 농취증 반려 사실, 제출 일정, 보증금 손실 가능성 등 사건의 전말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예상대로 계장님은 깊이 있는 판단과 함께 "정식 연기 신청서를 제출하면 사법보좌관께 보고하겠다"고 안내해 주었다. 이 단계는 시간을 벌기 위한 매우 중요한 핵심 절차였다.

실전 경매 꿀팁 : '매각불허가'를 준비 중인 경우, 농취증 발급이 늦어질 것이 예상된다면 반드시 사전에 연기 신청을 해야만 시간적 여유를 확보할 수 있다

결정적 한 방, 매각불허가 신청서 제출
연기로 시간을 벌었다면, 이제는 제대로 준비한 한 방을 날려야 할 시점이었다. 민사집행법 제121조에 따른 사유가 있을 경우 법원은 매각을 허가하지 않는다. 나는 이 조항에 농지법 관련 규정을 연결하여 매각불허가 신청서를 준비했다.

신청서에는 농지로 인정되지 않는 현황에 대한 구체적 설명, 농지과의 반려 확인서, 위반건축물의 존재와 행정처분 예상, 최고가 매수인의 경제적 손실 가능성의 내용을 명확히 담았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고 했던가. 시간이 매우 촉박했다. 다행인 것은 중간에 공휴일이 있어서 하루라는 소중한 시간을 벌 수 있었다. 그 덕분에 매각허가결정기일 이틀 전에 '매각불허가신청서'를 제출할 수 있었다. 법원도 내가 제출한 매각불허가 신청서를 검토하기 충분한 시간이었다. 접수 후, 법원의 판단까지는 시간이 필요했다. 하루하루가 길게 느껴졌고, 의뢰인의 얼굴이 자꾸 떠올랐다. 의뢰인은 나에게 이렇게 말했었다. "제가 너무 어리숙하고 부족한 거 아시죠? 민폐인 거 알지만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그 말을 들었을 때, 반드시 이 사건을 '인용'으로 끝내겠다는 다짐을 되새겼다.

인용
며칠 후, 법원으로부터 통지가 왔다. '매각불허가 인용'. 두 글자가 이토록 반가웠던 적은 없었다. 그 자리에서 곧바로 의뢰인에게 전화를 걸었다. "보증금 찾으러 언제 가실래요?" 잠깐의 정적 후, 의뢰인으로부터 환희에 찬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앗! 정말이세요? 감사합니다.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목소리 끝이 떨렸고, 나도 덩달아 뭉클해졌다.

실전 경매 꿀팁 : 매각불허가 신청서에는 단순한 사실 나열이 아니라 '구조화된 설득 논리'가 중요하다. 법률 조항 + 현황 증거 + 행정기관 판단이 삼위일체로 구성되어야 한다

입찰 보증금 환급, 감동적인 마무리
보증금 환급 절차는 의외로 간단하다. 낙찰자 본인의 신분 확인만 되면 바로 송금이 진행된다. 하지만 나는 의뢰인과 직접 법원에서 만나 환급 과정을 함께 하기로 했다. 단순한 절차를 넘어선 '사람의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의뢰인은 대형 SUV를 타고 평택법원에 도착했다. 창밖은 여전히 한여름의 태양이 이글거렸지만, 의뢰인의 얼굴은 가을 햇살처럼 밝고 따뜻했다. 통장에 입금된 숫자를 확인하던 의뢰인은 문득 눈시울을 붉혔다. "저 때문에 고생 많으셨어요. 다음엔 꼭 밥 한 끼라도 사드릴게요." 그 말 한마디에 나는 모든 피로가 녹아내리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경매, 단순한 절차가 아니라 사람의 사연이 녹아 있는 스토리다
경매는 법과 숫자만으로 이뤄지는 절차가 아니다. 그 안에는 사람이 있고, 사연이 있고, 감정이 있다. 법률 전문가로서 나의 역할은 단순히 승소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절망을 덜어주는 일이다. 그 날, 나는 분명히 느꼈다. 이 일은 단순한 '업무'가 아니라, 누군가에게는 인생을 다시 세우는 '다리'라는 것을. 오늘도 나는, 경매 사건 하나하나를 내 일생처럼 진심으로 대한다. /글 법무법인 센트로 대표변호사 김정우(대한변호사협회 등록 경매 전문 변호사)

법무법인 센트로 김정우 변호사는 대한변호사협회에 등록된 14인의 '경매 전문 변호사' 중 한 명으로, 부동산 경매, 재건축 아파트 경매, 유치권 분쟁, 명도 소송 등 복잡한 실무를 다수 수행해왔다. 현재 법무법인 센트로 대표변호사로서, 실전과 이론을 겸비한 경매 법률 전문가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