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징워치] 1기 신도시, 노특법과 “통합재건축”의 현실적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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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26-05-26본문
1기 신도시, 노특법과 “통합재건축”의 현실적 과제
법무법인 센트로
대표변호사 김정우
kjw@centrolaw.com
선도지구 지정 이후 붉어지고 있는 갈등
몇 년 전 우리 정부는 1기 신도시 재정비에 속도를 높이겠다고 선언했고, 이를 위하여 2023년 우리 국회는「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하 ‘노특법’)」을 제정하였다. 안전진단 완화, 용적률 인센티브, 통합 재건축 지원 등 각종 혜택도 제시했다. 노특법의 제정으로 재건축 사업이 정말 빠르게 진행될 것처럼 보였다. 1기 신도시의 아파트 단지들은 선도지구를 지정받기 위해서 치열한 각축전을 벌였다. 선도지구 지정을 받은 단지는 이미 재건축이 성공한 것처럼 뜨거운 축배를 들기도 하였다.
노특법이 시행된 지 2년이 지나가고 있다. 그런데 선도지구 지정을 받았던 단지들의 실제 현장에 들어가 보면 과거 축배를 들었던 분위기와는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분당, 평촌, 일산 등 1기 신도시 곳곳에서 “통합재건축”을 둘러싼 갈등이 증가하고 있다.
최근 분당 양지마을 사태를 보면서 “통합재건축” 진행 과정에서 노특법이나 또는 도시정비법이 예상하지 못한 과제들이 하나 둘씩 현출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양지마을은 선도지구 지정과 특별정비구역 지정까지 비교적 빠르게 진행되면서 1기 신도시 통합재건축의 대표적인 대장아파트 단지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사업이 본격화되자 주민 간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표면적으로는 신탁사 교체 문제가 쟁점처럼 보이지만, 언론에 보도된 기사들을 보면 실질적인 갈등의 본질은 다른 곳에 있어 보인다. 독립정산을 할 것인지, 통합정산을 할 것인지, 제자리 재건축을 허용할 것인지, 통합 배치를 할 것인지, 단지별·동별·세대별 대지지분 차이를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에 대한 주민들 간에 이해관계 충돌이 근본 원인으로 해석된다.
문제는 이러한 갈등이 특정 사업장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평촌, 일산, 산본, 중동 등 다른 1기 신도시에서도 비슷한 갈등 구조가 반복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실제로 평촌 일부 구역에서는 단독 재건축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독립정산과 대지지분 갈등, 무엇이 문제일까
통합 재건축은 여러 단지를 하나로 묶어 사업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대단지를 조성할 수 있고, 공공시설 및 녹지 확보에도 유리하다. 정부 역시 이러한 장점을 이유로 통합 재건축을 적극 장려하였다.
그러나 문제는 “통합”이라는 이름 아래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가진 주민들을 하나로 묶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역세권 단지는 현재 입지가 우수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제자리 재건축”을 원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비역세권 단지는 통합 배치를 통해 더 좋은 위치로 이동하기를 희망할 수 있다. 대지지분이 큰 단지는 그에 따른 경제적인 이익을 주장하면서 독립정산을 주장하기도 한다. 자신들의 개발이익이 다른 단지로 이전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대로 대지지분이 상대적으로 작은 단지는 독립정산 보다는 통합정산을 선호할 수도 있다.
과거에는 이러한 차이가 크게 주목받지는 않았다. 그러나 1기 신도시의 재건축이 현실화되면서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특히 대지지분 차이는 종전자산 평가와 추가분담금 문제로 연결될 수도 있다 보니 주민 입장에서는 매우 민감할 수밖에 없다. 같은 평형인데 누구는 수억원의 추가이익을 얻고, 누구는 막대한 추가분담금을 부담해야 한다면 갈등이 발생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
더 큰 문제는 독립정산 방식이 향후 관리처분계획 취소 소송 등 새로운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점이다. 독립정산이라는 것이 노특법이나 도시정비법에 명시된 법정화된 제도가 아니다 보니, 독립정산의 개념과 기준, 구체적인 실현 방법이 현장마다 차이가 날 수 있다. 만약 특정 단지에 과도하게 유리하거나 불공정하다는 논란이 발생할 경우 또다른 분쟁의 씨앗이 될 수도 있다.
노특법 제19조 개정규정의 시행, 또다른 걱정
2026. 8. 4.부터 시행되는 노특법 제19조 개정규정에 따르면, 사업시행자 지정 시 “주택단지별 구분소유자 과반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 규정은 각 단지별 주민들의 의사를 반영한다는 취지로 도입이 되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이 개정규정의 시행이 또 다른 뇌관이 될 수도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통합 재건축은 구조적으로 단지별 이해관계가 충돌할 가능성이 높은데, 한 단지라도 과반 동의를 얻지 못하면 사업 전체가 중단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와 같이 1기 신도시 통합재건축이 “통합해야 혜택을 받는 구조”와 “단지별 이해관계 충돌”이 정면으로 부딪히고 있는 상황에서 노특법 제19조의 개정규정의 시행으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걱정의 목소리가 한층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통합재건축 성공”을 위한 갈등관리·해결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와 같은 갈등은 단순한 예외적 현상이 아니라, 통합재건축의 구조 속에서 어느 정도 예정되어 있던 문제에 가깝다. 지금 필요한 것은 단순히 동의율 요건을 강화하는 방식의 법률 개정이 아니다. 오히려 “통합재건축” 추진 과정에서 발생할 수밖에 없는 단지 간·주민 간 이해충돌을 조정하고, 다양한 이해관계를 합리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일이다. 이하에서는 이에 대한 몇 가지 개선방안을 제안해 보고자 한다.
첫째, 국토교통부 차원의 “공식적인 갈등관리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현재 통합재건축 현장은 사실상 아무런 기준이 없기 때문에 모든 책임과 부담을 주민들이 떠안고 있는 상황이다. 더구나 독립정산과 통합정산의 기준, 대지지분 반영 방식, 제자리 재건축 허용 범위, 종전자산 권리가액 보장 원칙 등에 관한 공적 기준이 없는 상황에서 각 단지마다 자신들에게 유리한 논리만 주장하고 있다 보니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가 더욱 어려운 구조가 되었다.
둘째, 국토교통부는 “통합재건축 표준 가이드라인”을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 예를 들어 독립정산의 허용 범위와 한계, 통합정산 시 형평성 보완 장치, 제자리 재건축 기준, 대지지분 반영 원칙, 단지별 개발이익 배분 방식 등을 세부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 최소한의 공통 기준이 존재해야 불필요한 갈등과 소송을 줄일 수 있다.
셋째, 사업 초기 단계부터 법적 구속력 있는 “사전 중재 시스템”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통합 재건축의 특성상 통합정산, 독립정산, 대지지분 반영 등의 이슈를 해결해야 하는 것은 이미 예정된 과제라고 보인다. 그렇다면 사후 대응이 아니라 사전 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다.
1기 신도시 통합재건축의 성패는 결국 사업성을 넘어서서 사람 사이의 “이해관계 조정”이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1기 신도시 통합재건축의 성공을 위해서, 이제는 합리적인 갈등관리 시스템 구축과 형평에 맞는 기준 및 가이드라인 수립에 집중해야 할 시점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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