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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소비자신문] 재건축·재개발 추진위 운영규정, “다득표 방식” 도입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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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26-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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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재개발 추진위 운영규정, “다득표 방식도입 가능하다

 

법무법인 센트로

대표 변호사 김정우, kjw@centrolaw.com

 

재개발·재건축 현장에서는 조합설립추진위원회가 설계자 선정, 용역업체 선정, 주민총회 운영 방식 등을 둘러싸고 수많은 갈등을 겪는다. 특히 최근에는 설계자 선정 과정에서 최다득표(다득표) 방식을 도입하려는 추진위원회와 이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인가청 사이의 충돌이 적지 않다.

 

다득표 방식”, 왜 인가청은 부정적으로 바라볼까?

 

일부 인가청은 추진위원회 운영규정에 다득표 규정을 신설하는 것 자체에 대하여 매우 소극적이거나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과연 이러한 입장이 법적으로 타당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냉정하게 다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최근 필자가 검토한 사례에서도 추진위원회는 주민총회를 통하여 설계자를 선정하려고 하였는데, 기존 운영규정상 출석 토지등소유자 과반수 찬성방식 대신 최다득표자 선정 방식을 도입하고자 하였다. 이에 대하여 관할 인가청은 특별한 근거도 없이 사실상 부정적인 의견을 표명하였다.

 

그러나 관련 법령과 판례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보면 다득표 규정의 신설은 충분히 가능하며, 도시정비법에도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된다.

 

도시정비법은 추진위원회의 자치적 운영을 인정하고 있다

 

우선 도시정비법은 추진위원회의 운영에 관하여 상당한 범위의 자치권을 인정하고 있다. 도시정비법 제34조는 추진위원회의 운영규정을 국토교통부장관이 정하도록 하면서도, 세부 운영방식에 대해서는 추진위원회의 자율적인 규율을 예정하고 있다. 특히 국토교통부 고시인 정비사업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운영규정3조 제2항 제3호는 사업추진상 필요한 경우 운영규정안에 조ㆍ항ㆍ호ㆍ목 등을 추가할 수 있음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추진위원회가 사업 현실에 맞게 운영규정을 탄력적으로 설계할 수 있다는 의미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도시정비법 어디에도 다득표 방식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금지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법률에 명시적인 금지 규정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인가청이 아무런 근거도 없이 주민 자치 규범의 개정을 제한하는 것은 과도한 행정 지도라고 본다. 정비사업은 본질적으로 토지등소유자들의 사적 자치와 집단적 의사결정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도시정비법에 위반되는 것이 아닌 한, 정비사업이 원활하게 시행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관할 인가청의 임무이고 역할이다.

 

서울시 표준정관과 법원 판례도 인정한 최다득표 방식

 

실제로 서울특별시의 공공지원 정비사업조합 표준정관은 이미 다득표 방식을 명시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서울시 표준정관 제13조는 총회에 상정된 입찰참여자의 수가 3 이상인 경우 최다득표한 입찰참여자를 설계자로 선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서울시 스스로도 정비사업 실무에서 다득표 방식의 필요성과 적법성을 인정하고 있는 셈이다.

 

법원의 입장도 마찬가지다. 서울고등법원은 조합 정관에서 조합임원은 총회에서 최다득표자 순으로 선임한다고 규정한 사건에서, 도시정비법상 일반적인 의결정족수 규정보다 완화된 방식이라고 하더라도 이를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명시적으로 판시하였다. 그리고 이 판결의 법리는 대법원에서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되었다.

 

법원의 입장에 따르면, 도시정비법 제45조 제3항의 과반수 찬성 규정이 절대적 강행규정이 아니라, 정관 등에 다른 규정이 없는 경우 적용되는 일반 원칙에 불과하다고 볼 수 있다. 이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정비사업의 의결 방식은 법령에 명백히 반하지 않는 이상, 자치규범을 통하여 다양한 방식으로 설계할 수 있다는 점을 법원이 인정한 것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현실적으로는 다득표 방식이 사업 추진에 더 적합한 경우도 많다. 예컨대 설계업체가 3개 이상 경쟁하는 상황에서 반드시 과반수 찬성을 요구할 경우, 특정 업체가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여 수차례 총회를 반복해야 하는 비효율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사업 지연과 비용 증가로 이어지고,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조합원들에게 돌아가게 된다. 반면 다득표 방식은 주민 의사를 보다 신속하고 명확하게 수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추진위원회 단계는 아직 조합 설립 이전 단계로서, 사업의 초기 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럼에도 지나치게 경직된 의결 구조만을 강요한다면 오히려 사업 추진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사업 지연 막기 위해선 현실을 반영한 의결 구조의 개선이 필요하다

 

도시정비법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정비사업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면서도 원활한 사업 추진을 도모하는 데 있다. 따라서 적법한 절차를 거쳐 주민들이 자율적으로 다득표 방식을 선택하였다면, 이를 존중하는 방향으로 해석하는 것이 도시정비법의 취지에도 부합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행정청의 선호가 아니라 법률상 허용 여부. 행정청이 특정 방식에 대하여 우려를 가질 수는 있다. 그러나 그러한 우려만으로 주민들의 자치적 의사결정 자체를 제한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정비사업은 공공성과 함께 자치성이 강하게 요구되는 영역이다. 법령에 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주민들의 의사와 사업 현실을 반영한 다양한 운영 방식이 인정될 필요가 있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결국 수많은 이해관계인들의 집단적 의사결정 과정이다. 사업이 장기간 표류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지나친 형식논리보다는 현실적인 사업 운영과 주민 자치의 원칙을 함께 고려하는 균형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 추진위원회 운영규정에 다득표 규정을 신설하는 문제 역시 그러한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 문의

법무법인 센트로

- 대표변호사 김향훈, 김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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