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리모델링 예정 아파트에 전세로 들어가면 4년을 다 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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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26-02-23본문
아파트 전세계약을 할 때 대부분 이렇게 생각한다. "2년은 기본이고, 원하면 2년 더 살 수 있겠지." 실제로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임대차기간을 최소 2년으로 보장하고, 임차인에게 1회의 계약갱신요구권을 인정하고 있다.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총 4년까지 거주가 가능한 구조다. 이제는 상식처럼 받아들여지는 제도다.

김택종 변호사/사진제공=법무법인 센트로그런데 그 아파트가 '리모델링 예정 단지'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주택법은 공동주택 리모델링 사업과 관련해 일정한 경우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최소기간 보장과 갱신요구권 적용을 배제하고 있다. 조합이 적법하게 리모델링 허가를 받은 경우라면, 임차인이 "아직 2년이 지나지 않았다"거나 "갱신청구권을 행사하겠다"고 주장하더라도 그대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임차인 입장에서는 다소 당황스러울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리모델링 사업은 단순한 수선공사가 아니라, 단지 전체가 동시에 움직여야 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한 세대라도 이주하지 않으면 착공이 지연되고, 그에 따른 금융비용과 공사비 상승 등 손해가 발생한다. 이러한 사업의 특수성을 고려해 예외를 둔 것이다.
그래도 리모델링 사업은 보통 조합 설립 이후 곧바로 공사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건축심의를 거쳐 리모델링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이 과정만 해도 최소 1~2년, 많게는 수년씩 소요된다. 허가 이후에도 이주기간을 거쳐 착공에 이르기까지 최소 1년 정도가 더 필요하다. 그러니 조합이 설립되었다고 해서 당장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막상 리모델링 허가가 나고 이주가 시작되면 상황은 급박해진다. 집주인 입장에서 가장 우려되는 장면은 이렇다. 조합이 착공을 앞두고 퇴거를 요청했는데, 임차인이 "나는 4년 보장 대상"이라며 나가지 않는 경우다. 이로 인해 조합 사업이 지연된다면 이로 인한 막대한 손해는 집주인이 1차적으로 부담하게 될 수 있다.
임차인이 버티는 동안 발생한 금융비용이나 공사 지연 손해를 집주인이 떠안게 된다는 의미다. 특히 조합원의 경우는 많은 조합규약에서 "해당 세대의 이주 지연으로 사업에 손해가 발생하면 그 손해는 조합원이 부담한다"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어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리모델링 구역의 집주인이라면 임대차계약 체결 단계에서부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적어도 ▲해당 단지가 리모델링 조합이 설립된 상태라는 점 ▲향후 리모델링 허가 및 착공 일정에 따라 계약이 중도에 종료될 수 있다는 점 ▲이에 동의한다는 특약을 명확히 기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나중에 분쟁이 발생했을 때 "몰랐다"는 주장을 둘러싼 다툼을 줄이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다.
임차인 역시 마찬가지다. 전세를 구하는 과정에서 "조합이 설립된 단지"라는 설명을 들었다면 조합 설립 이후 허가와 착공까지의 예상 기간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아이 학교나 직장과의 거리 등을 고려해 장기 거주를 전제로 집을 구하는 경우라면 더욱 신중해야 한다.
결국 리모델링 사업지의 임대차는 일반 아파트와 같은 틀로만 볼 수 없다. 법은 임차인을 보호하지만, 동시에 도시재생과 주택공급이라는 공익적 목적도 함께 고려한다. 그 균형점이 바로 리모델링 허가 이후 임차인 보호 규정의 예외다.
집은 누군가에게는 삶의 터전이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수십억 원이 투입되는 사업의 일부다. 리모델링이 예정된 단지라면, "2년은 기본"이라는 익숙한 전제부터 한 번 더 점검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계약서 한 줄의 특약과 사전 확인이, 예상치 못한 갈등과 손해를 막아줄 수 있다./글 법무법인 센트로 김택종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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