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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아파트 리모델링에 앞서 고려할 요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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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22-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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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파트 단지 주변을 지나가다 보면 '리모델링 추진위원회'의 현수막을 흔히 발견한다. 현수막 근처에는 리모델링에 반대한다는 현수막도 흔히 발견할 수 있다. 리모델링 할까 말까 망설이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은 것.

리모델링 사업은 과잉규제가 낳은 괴물과 같은 존재이다. 최근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하면서 집값을 잡아보겠다는 정부 정책에 따라서 재건축 규제가 심해졌다. 이러한 과잉 규제 정책 때문에 대안으로 급부상한 것이 리모델링이다.

과거에는 월급쟁이로 살면서 내집마련의 꿈을 실현하는 데에 평균적으로 30년 가량 걸렸고, 보통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재산은 주택 등 부동산일 것이다. 자기 재산의 자산가치를 극대화해서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인한 혜택을 맛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수요가 맞물린 것이라 생각한다.

모든 사업은 성공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는 것이다. 리모델링 사업의 성패에 대한 분석과 선택 역시 결국 각자의 몫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호사로서 리모델링주택조합 관련 사건을 여럿 다루어 보면서 깨달은 몇 가지 이야기를 통해 판단에 도움을 드리고자 한다.

첫째, 추진주체가 신뢰할 만한지, 사업을 성공시킬 역량이 있는지 보아야 한다. 리모델링 사업도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므로 누가 하느냐에 따라 성공할 수도 실패할 수도 있다. 사업여건이 좋은데도 무능하고 부패한 사람이 추진하다가 망하기는 쉽다. 추진주체가 투명하고 객관적이고 사업 분석과 대안 제시 등 능력이 있는지 면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둘째, 우리 아파트 단지 내에서 리모델링 사업이 가능한지 보아야 한다. 주택법상 리모델링 행위허가 요건이 정해져 있는데, 리모델링이 가능한 아파트도 있고, 그렇지 않은 아파트도 있다. 추진주체가 제시하는 사업계획이 타당한지도 면밀히 따져보아야 한다. 수직증축형 리모델링의 경우 건물의 기본골조를 그대로 유지한 상태에서 층수를 더 올리는 것이기에 지반이 충분히 견고한지도 고려해야 한다.

셋째, 아파트 단지 내 대세가 어떠한지 보아야 한다. 리모델링 사업도 찬반여론이 극렬히 대립하는 경우가 많다. 대세를 보고 반대가 강하다면 굳이 나서서 찬성할 필요는 없다(다만, 계속 반대하다가 매도청구 대상이 될 수 있으므로 리모델링설립인가가 될 때는 또 다시 고려해 보아야 한다. 그러나 대세가 찬성이라면 그 흐름에 따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왜냐하면 실제로 리모델링 주택조합이 리모델링 반대자를 상대로 한 소송을 수행하다 보면, 안타까운 사연이 너무도 많기 때문이다. 리모델링에 대해서 반대를 논하는 사람들은 사실 허구적인 대상을 만들어놓고 비판하는 경우가 많다. 리모델링을 하게 되면 세대 평면이 못생겨진다거나 천장이 낮아진다거나 동과 동 사이의 거리가 줄어든다거나 재건축과 비교하면서 상대적으로 안 좋아지는 점을 부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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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상은 변호사/사진제공= 법무법인 센트로리모델링은 어차피 재건축이 불가능하거나 사업여건상 불리해서 추진이 모색되는 것이다. 재건축이 가능하다면 재건축을 해서 건물을 새로 짓고 분양을 받는 것이 이익이다. 재건축이 되지 않는다면, 리모델링을 하는 것이 자신의 어쩌면 거의 유일한 중요 재산이라고 할 수 있는 부동산의 자산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이다.

리모델링 반대론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조합설립인가가 이루어졌는데도 반대하다가 매도청구를 당한 사람들의 사연은 그야말로 서글프다.

조합은 반대자들을 상대로 매도청구 소송을 준비하면서 먼저 처분금지가처분·점유이전금지가처분부터 걸어둘 것이다.

그 상태에서 대부분 조합은 재건축 참가여부를 회답을 구하는 취지의 서면을 촉구함과 동시에 소장에 이를 기재할 것이고 그로부터 2개월 이내에 회답하지 않으면 그 2개월이 경과한 시점으로 매매계약이 성립한 것으로 처리된다(이를 매도청구권 행사라고 부른다).

매도청구권이 행사되면, 결의 미동의자는 위 매도청구권 행사 시점의 시가로 매매계약이 성립한 것으로 의제되고, 위 매매계약으로 성립된 시가 상당액의 매매대금을 지급받고 자신이 거주하던 주택의 소유권을 넘겨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시가'는 일반인들이 흔히 칭하는 '실거래가'나 '시세'와는 다르다. 법원에서 선임된 감정인이 감정한 시가대로 대금이 정해진다. 이 대금은 보통 사람들이 느끼기에는 경악할 정도로 적다.

리모델링 조합 설립이 이루어지는 등 사업이 진행되면, 해당 아파트단지의 시세는 전체적으로 상승할 수밖에 없고, 리모델링을 통해서 원래 살고 있던 평수 보다 넓어지고 쾌적해진다면 그 가격 상승도는 엄청나게 느껴진다.

앞으로 부동산 시장 경기의 흐름은 어떻게 변동될지 알 수 없다. 그러나 내가 원래 살던 아파트의 가격보다 리모델링 후의 가격이 훨씬 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은 거의 분명한 사실이다. 그래서 내가 사는 아파트 단지에서 추진주체가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할 능력이 된다고 판단되고, 리모델링이 가능하다는 점이 확인된다면 찬성하는 것이 이롭다.

미래는 불확실하고, 모든 사업은 실패가능성이 내재되어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더라도 그러하다. 다만, 리모델링 사업의 추진 가능성 등에 대한 판단을 위해서는 주택법에 대한 법령 해석이 필요하므로 법률전문가로부터 상담을 받아둘 필요가 있다. /글 법무법인 센트로 주상은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