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공사비 갈등, 과연 해결 가능한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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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24-01-11본문
코로나와 세계 정세로 경기가 악화됨에 따라 공사비가 유례 없이 치솟고 있는 가운데 정비사업에서도 그 어려움이 점점 커지고 있다. 2022년 4월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구역에서 시공사가 공사비 갈등으로 공사가 중단되어 조합측에서는 시공사와의 계약 해지까지 논의가 되다가 결론적으로는 공사가 다시 진행되면서, 준공 시기를 어떻게 앞당길 수 있는지 문제가 되기도 했다.
최혜진 변호사/사진제공= 법무법인 센트로2022년 당시는 공사비로 조합을 압박하는 시공사가 조합원들을 상대로 횡포를 부리는 것으로 보여지기도 했지만 1년이 훌쩍 지난 지금 정비사업 현장에서는 곳곳에서 공사 중단의 공포가 엄습해 오고 있다. 올해 서울의 아파트 분양 가격이 약 40% 이상 상승했다는 기사를 보더라도 공사비 증액에 따른 문제가 간단하지 않음은 알 수 있다.
공사비가 얼마 오를 것인가에 따른 파급 효과가 상당하기 때문에 공사비 협상은 조합에게도 시공사에게도 매우 중요한 이슈이다. 시공사는 협상이 원활하게 되지 않을 경우 공사를 중단할 수 있는 최강의 수단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공사가 중단되면 단순히 조합원들의 입주가 지연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전체 사업기간도 늘어나고 연쇄적으로 사업비가 증가하기 때문에 조합원들의 부담이 자연스럽게 커지게 된다.
조합원들 입장에서는 입주 예정시기에 맞춰 이주 계획을 세웠을 것인데 조합원들의 개별적인 이주 일정에 차질이 발생하는 것뿐 아니라 전체 부동산 시장에도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특히 대규모 재건축사업구역 내에서 입주가 지연될 경우에는 주택수급 부족으로 인해 부동산 시장이 불안정하게 되고, 전세나 월세까지도 예측을 어렵게 한다.
이와 같이 사업비와 직결되는 공사비와 관련하여 다양하게 발생하는 문제로 인해 부동산 경기가 악화되어 있는 현 상황에서 새롭게 정비사업을 시작하려는 곳에서는 사업의 성공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사업의 시작을 망설이게 될 수 밖에 없다. 이미 한창 사업이 진행되었던 곳에서는 급격하게 증가한 공사비와 시공사와의 협상의 어려움이 조합임원의 무능함을 공격하게 하는 매우 좋은 먹잇감이 되고 만다.
결국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로 인해 사업이 중단되거나 아예 시작조차 못하면 부동산의 공급 부족으로 인해 부동산 시장은 또 다시 요동치고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 모든 갈등의 한 가운데 있는 시공사는 공공의 적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렇지만 시공사 역시 손해를 보면서 사업을 진행할 수는 없으니 어쩔 도리가 없다. 원자재값 상승에 더불어 인건비까지 오르면서 공사비 증가는 시공사의 이윤이 아닌 기본적인 공사에 필수적인 비용으로 인한 것인데, 조합원들은 단순히 시공사가 오로지 이윤 추구에 혈안이 되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타협이 되기 어려울 수 밖에 없다.
한편 조합 입장에서도 물가 상승에 따른 공사비 증가는 계약을 할 때에도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최근 2~3년 사이의 공사비 증가는 그 상승폭이 너무나 이례적이기 때문에 조합원의 원성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공사비 증가를 막아야만 한다. 이렇듯 어떻게든 공사비를 낮추어야만 하는 조합의 숙명은 시공사로서는 터무니 없는 억지를 부리는 것처럼 보이게 되는 것이다.
보통 조합원들은 시공사와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할 때 낮은 공사비가 책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공사비 증가는 관리처분계획 때 확정되고도 착공 시점에서 한번 더 변동이 있고, 공사 과정에서도 충분히 변경될 수 있고, 마지막 입주 직전에 또 변동이 될 수 있다. 이런 과정을 겪고 나면 조합원들은 시공사가 선정되기 위하여 공사비를 조작했다거나, 나중에 공사비 부풀리기를 했다고 오해를 받게 되는 것이다.
과연 모두가 만족하는 공사비 책정이 가능한 것일까.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어느 시점에 이런 이슈가 발생하는지에 따라 그 평가가 달라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가 좋고 부동산 공급이 원활하다면 조합원들에게 공사비의 증액이 큰 부담이 아닐 수도 있지만, 현재와 같이 경기는 안 좋고 지출되는 사업비가 막대한 상황이라면 부정적인 의견이 더 많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지만 모든 일은 당장의 결과만을 두고 평가하기 어렵다. 수년 전에도 공사비 증가로 인해 입주 중단의 사태가 발생한 적이 있었고, 당시 조합원들은 입주를 하려면 추가 부담금을 지불하여야만 했고, 재건축사업으로 인해 이득을 볼 것으로 예상했지만 막상 입주 시점에는 손해를 보고 입주를 하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그러나 결국 경기가 회복되면서 조합원들은 분양가보다 훨씬 큰 이득을 본 곳도 있다.
시공사도 조합도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어려운 지금 조합은 공사비 협상 과정에서 현명하게 대처를 할 필요가 있고, 시공사도 공사 중단은 가급적 지양하여야 할 것이다. 정부에서 적정한 공사비에 관한 객관적인 기준을 마련을 해준다면 더 도움이 되겠지만 각 개별 조합의 특성에 맞게 전문 협상단의 참여 하에 협상이 진행된다면 공사비 갈등도 해결이 가능한 문제로 보인다. 따라서 조합은 시공사 선정 과정부터 도급계약서와 최종 공사비 변경시까지 공사비 증가와 관련한 지속적이고 종합적인 법적 검토를 받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글 법무법인 센트로 최혜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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