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소비자 신문] 재개발, 재건축구역에서 세입자의 보증금 확보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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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22-08-03본문
재개발, 재건축 구역에서 관리처분계획 인가 고시가 나면, 정비사업의 진행을 위하여 조합원을 비롯한 모든 주민들이 이주를 해야 한다. 임차인들도 이주를 해야 하는데, 이때 임대차보증금 관련 분쟁이 자주 발생한다.
통상 임대인은 신규임차인으로부터 받은 보증금을 기존 임차인에게 지급하는 방법으로 보증금 문제를 해결한다. 그런데, 재개발, 재건축 구역에서는 위와 같은 방법이 쉽지 않다. 특히 본격적으로 재개발사업이 시작되는 이주기간 이후에는 건축물의 철거와 착공 등 건설 공사가 진행될 예정이기 때문에 신규임차인을 들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신규임차인이 없기 때문에 임대인에게도 거금의 임대차보증금을 마련하는 것이 곤란한 경우가 자주 있다. 더구나 임대인이 아예 돈이 없어서 보증금을 반환해 줄 수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또한 재개발, 재건축 사업은 신속하게 진행되어야 금융이자 등 사업비를 절약할 수 있는데, 만약 임차인이 보증금을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이주를 거부한다면 조합의 사업은 그만큼 지연될 수 있고 조합 입장에서도 곤란한 상황이 발생하게 될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도시정비법은 특별한 규정이 있다.
임차인, 사업시행자에게 직접 보증금 청구할 수 있어
도시정비법 제70조 제1항은 ‘정비사업의 시행으로 지상권ㆍ전세권 또는 임차권의 설정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때에는 그 권리자는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동조 제2항은 ‘제1항에 따라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자가 가지는 전세금ㆍ보증금, 그 밖의 계약상의 금전의 반환청구권은 사업시행자에게 행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관리처분계획인가 고시 이후에는 정비구역 내 모든 주민들이 이주를 해야 하고 건물을 철거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임대차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따라서 임차인은 위 규정을 근거로 임대차계약을 해지하고, 사업시행자인 재개발, 재건축 조합을 상대로 직접 임대차보증금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
한편, 조합은 관리처분계획인가 후에 세입자를 상대로 명도소송을 제기하는데, 이 경우 임차인이 위 명도소송에서 임대차보증금을 돌려받을 권리가 있다고 주장을 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원은 보증금반환과 동시에 건물을 인도하라는 취지의 판결을 한다.
임대차보증금은 원래 임대인에게 반환의무가 있다. 재개발, 재건축 조합이 임대인을 대신하여 세입자에게 임대차보증금을 반환해 주는 것이기 때문에 임대인에게 구상권을 행사하여 그 돈을 다시 돌려받을 수 있다.
도시정비법 제70조 제3항은 ‘임대차보증금 등 금전의 반환청구권의 행사로 해당 금전을 지급한 사업시행자는 해당 토지등소유자에게 구상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나아가 제4항은 ‘사업시행자는 제3항에 따른 구상이 되지 아니하는 때에는 해당 토지등소유자에게 귀속될 대지 또는 건축물을 압류할 수 있고, 이 경우 압류한 권리는 저당권과 동일한 효력을 가진다’고 규정하여 사업시행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내용도 규정하고 있다.
이렇게 도시정비법 제70조는 조합 입장에서도 임대차 보증금 때문에 곤란을 겪는 임차인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신속하게 사업을 시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규정이다.
임차인이 보증금반환청구권 행사할 수 있는 시기
임차인이 조합을 상대로 보증금반환청구를 할 수 있는 시기에 대하여 대법원은 아래와 같은 점을 근거로 원칙적으로 관리처분계획에 대한 인가 고시 이후에 가능하다는 취지로 판시했다(대법원 2020. 8. 20. 선고 2017다260636).
도시정비법 제81조에 따르면 관리처분계획인가의 고시가 있을 때에는 종전의 토지 또는 건축물의 소유자·지상권자·전세권자·임차권자 등 권리자는 이전고시가 있은 날까지 종전의 토지 또는 건축물에 대하여 이를 사용하거나 수익할 수 없고, 사업시행자가 이를 사용·수익할 수 있게 된다. 재개발 조합은 위 규정을 근거로 하여 임차인에 대하여 명도소송을 제기하고, 부동산의 인도를 구할 수 있다.
그 결과 임차인은 임대차기간이 남아 있더라도 자신이 점유하고 있는 임대차목적물을 재개발조합에 인도하여야 하고, 이로 인해 임대차목적물을 사용·수익할 수 없게 된다.
그러므로 임차인은 원칙적으로 관리처분계획인가의 고시가 있다면 임차권의 설정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되었음을 이유로 도시정비법 제70조 제1항, 제2항에 따라 임대차계약을 해지하고, 사업시행자를 상대로 보증금반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다만 관리처분계획인가의 고시 이전이라도 정비사업 계획에 따라 재개발조합에 의한 이주절차가 개시되어 실제로 이주가 이루어지는 등으로 사회통념상 임차인에게 임대차 관계를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볼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임대차계약의 해지와 보증금반환청구가 가능하다.
무단전차인 보증금반환청구 불가
정비구역 내 모든 세입자가 재개발조합을 상대로 보증금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무단전차인과 같이 임대인의 허락 없이 임차인으로부터 무단으로 부동산을 전차하여 토지등소유자에게 대항할 수 없는 무단전차인은 재개발조합을 상대로 보증금반환청구를 할 수 없다. 결국 토지등소유자에게 보증금반환청구를 할 수 있는 정당한 임차인만이 조합을 상대로 반환청구가 가능하다.
이와 관련하여 대법원도 “토지등소유자에게 대항할 수 없는 무단전차인 등의 경우까지 도시정비법에 기하여 사업시행자를 상대로 보증금 등 반환을 구할 수 있다고 본다면, 다른 법률관계에서는 임대차계약상 임대인을 상대로 보증금반환채권을 갖는 데 불과한 무단전차인 등이 ‘정비사업의 시행’이라는 우연한 사정에 기하여 임대인의 자력과 무관하게 보증금을 반환받게 되는 점, 이러한 결과는 주택임대차보호법 등에서 정한 임차권 보호의 취지와 부합하지 아니할 뿐 아니라, 사업시행자로 하여금 임대인의 무자력 등으로 구상을 하지 못할 위험까지 부담하도록 하는 것이어서 정비사업의 원활한 진행이라는 도시정비법 제70조 제1항, 제2항의 입법 취지에도 어긋”난다는 취지로 판시했다(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2다62561,62578 판결).
도시정비법 제70조를 잘 활용하여 조합은 효율적이고 신속한 사업 진행을 도모하고 임차인은 자신들의 보증금을 지킬 수 있기를 바란다.
김정우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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