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의뢰인이 저에게 이런 질문을 하였습니다.

“제가 요즘 골치아픈 문제가 있어서 아는 변호사와 소개받은 변호사 몇분한테 물어보았는데요..

변호사님들마다 다 답변이 다르던데요.. 법은 똑같은 것일텐데.. 왜 그렇지요?”

이 문제에 관한 저의 생각은 이렇습니다.

1. 그 변호사가 해당 문제에 관한 전문지식이 없었을 수 있다. (약 30%) 

 

2. 판사들(대법관들도) 각자 의견이 다른 것처럼 변호사들도 자신만의 고유한 의견이 있어서 그런 것이다. – 약 30%

3. 의뢰인과 충분한 상담을 하지 못해서 그런 것이다. – 약 40%

의뢰인과 충분한 상담을 하고 상당히 설득력있고 재판까지 갔을 경우

개연성있는 답변을 하려면 변호사로서는 약 3시간 정도의 시간투자를 해야 합니다.

의뢰인과의 상담 30분 내지 1시간,

법령과 판례검색 1시간,

주변 변호사들과의 토론 1시간 정도입니다.

해당분야(건축, 의료, 재건축 등)에 전문지식이 있는 변호사는 위 시간이 많이 단축됩니다.

그러나 생소한 분야에 대하여 물어보면 위 과정을 거치지 않고 그냥 대!충! 대답해 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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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들어 우리가 병원에 가면 내과 의사가 척 보고 병명을 알아맞추지 않습니다.

그럴 정도의 병이라면 중한 병이 아니고, 동네 약국의 약사도 맞출 것입니다.

상당한 정도의 치료가 요구되는 병이라면 문진도 하고, X-Ray도 찍고, 피검사, 초음파검사 등을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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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는 지인이 어느날 갑자기 전화하여 “뭐 간단한거 하나 여쭤봐도 되요?”하고 묻습니다.

겁이 덜컥 납니다. 결코 간단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자신은 간단하다고 생각하지만 변호사인 저의 간단한 답변을 듣고 그 사람은 일생의 중대한 판단을 하고

그에 기초한 행동을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법률상담까지 해야 할 정도의 문제라면 결코 간단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 후 그 자문이 잘못된 것이라고 밝혀지면 모든 화살은 저에게 돌아올 것입니다.

신중한 법률검토와 상황에 따른 행동지침을 알려주어야만 합니다. 결코 간단하지 않습니다.

질문에 적절한 답변을 해주려면

제가 궁금하다고 생각되는 것을 물어보고 필요하면 계약서 등을 팩스로 받아보아야 합니다.

그러려면 30분이 최소한입니다. 팩스로 계약서를 받았으면 그후에는 전체를 면밀하게 살펴야 합니다.

 

그러나 이 모든 과정은 무료입니다…

 

아는 사람이 전화했는데 야박하게 상담료 달라고 할 수 없는 것입니다.

무료상담이라고 대충 해주면 그 사람은 나를 믿고 앞으로 계속 나아갈 것인데..대충 해줄 수도 없습니다.. 

(공인중개사들은 집보러 온 손님들에게 집을 보여주는 룸쇼를 끝도 없이 무료로 합니다.

그러나 이는 집을 보여주고 적당한 정보를 알려주는 것이어서 의뢰인이 안사면 그만입니다. 사려면 다시 찾아옵니다.

그러나 변호사와 전화상담은 그렇지 않습니다.

소송까지 안가는 경우에 관한 법률상담은 그걸로 결판이 납니다. 변호사 말만 믿고 그대로 행하는 것입니다.

의사말만 믿고 환자가 괜찮으려니 생각하고 몇년간 병원에 안 가서 병을 키우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변호사인 저희들은 상당히 신경이 쓰입니다. 만일의 사태까지도 염두에 두고 답변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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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딜레마 속에서 상당수의 변호사들은 적당히 생각나는 무난한 답을 알려주게 됩니다.

바쁘니까 적당한 답변으로 전화나 대화를 마무리하는 것입니다. 무료이니까..

솔직하게 “그 정도만 들어서는 잘 모르겠는데요”라고 답변하면 실력이 없는 변호사처럼 보입니다.

어느 정도의 답변을 주어서 서둘러 전화를 끊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백가쟁명식의 변호사 답변이 튀어나오는 것입니다.

물론 위 2번에서 언급한 법률가 나름대로의 법적인 견해차이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차이는 신중한 검토와 모색끝에 나온 것이어야 하고.. 그런 절차를 거친 견해는 대부분 2~3가지의 견해로 귀일됩니다.

본인의 의뢰인이 저에게 던진 의문점(변호사마다 답변이 다른 이유)은

이러한 압축되고 정리된 2~3가지의 견해대립에 대한 혼란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지인의 무심코 던진 전화상담이 길어지고 복잡해질 것을 우려한 변호사가

자신의 머리속에 떠오르는 적당한 지식을 던져 주었는데

이러한 답변들이 서로 많이 달라서 혼란스러워서 물어본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은 마치 대형병원을 직접 방문하여 X-ray를 찍거나 정밀검사도 하지 않고,

의사한테 전화하여 “선생님 저 요즘 어디어디가 이러이러한 증상으로 아픈데 무슨 병인가요?”라고 물어보는 것과 비슷합니다. 의사는 알 수 가 없습니다. 아무런 진단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이처럼 무료로 대충 물어보면 더 혼란스러울 수가 있습니다.

결국 한번은 제대로 변호사에게 상담료를 내고 판례검색과 법령검토를 하고 그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을 수 있는 법적인 견해의 차이를 알아보고 자신의 행동방침을 정해야 합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고, 싼게 비지떡입니다.

적당한 보수를 지불해야 성실한 답변이 나오고 나중에 그 답변에 대하여 책임까지 져줍니다.

전화로 대충 물어보면 여러 답변이 튀어 나오고 이는 무료법률상담의 부작용입니다.

특히나 전화로 하는 무료상담은 불시에 들어오는 것이라서 무척 당황스럽고 부담스럽습니다.

정확한 답변을 주려면 30분은 최소한 소요되기 때문입니다.

변호사들끼리는 이런 말을 합니다. “무료상담을 충실히 해준다고 하여 나중에 그 분이 보답을 잊지 않고 사건을 의뢰하지 않는 것 같다.

오히려 다른 사람을 또 데려와서 또 무료상담을 해달라고 한다.

그리고 그 분한테 나를 인권변호사라고 소개한다.”

간단한! 법률 상담은 존재 하지 않은데, 무료! 법률 상담으로 인해 간단한! 상담을 받으면

그 손해는 고스란히 본인에게 돌아옵니다.

 

 

종합법률사무소 센트로

대표변호사 김 향 훈

02-532-632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