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를 나중에 끊는게 상대방에 대한 예의”라는 명제는 10년전에나 통했던 것이다.
보통 전화를 거는 쪽은 편안한 사무실이나 통화하기 편한 만반의 준비를 갖춘 상태인 반면에,
전화를 받는 쪽은 느닷없이 기습을 당한 경우가 많아서 전화끊는 것도 경황이 없을 수 있다. 화장실에서 볼일보다가 전화받을 수 있고 쇼핑하다 받을 수도 있고, 자동차 운전하다가 받을 수 있고, 복잡한 전철 속일 수도 있다.
전화를 건 쪽이 먼저 끊어주는게 좋다. 그리고 편안한 자세에 있는 사람이 먼저 끊어주는게 좋다.
각종 은행이나 콜센터의 전화교원원이나 영업을 하는 사람들이 특히 고객을 배려한답시고 통화 종료후 안끊고 기다리는 경우가 있다. (아마 고객응대 메뉴얼에 그렇게 쓰여 있을 거다. 메뉴얼이란 만들어지는 순간 변화하는 현실보다 뒤쳐지게 되어 있다. 모든 학문과 이론도 다 그렇다).
이 때 나는 버럭 소리 지른다. 먼저 끊어 ~!! 라고, 그동안 원치 않은 전화 받아준 것도 어딘데.. 내가 전화까지 먼저 끊어드리는 친절을 그 영업사원에게 베풀려니 바쁜 와중에 빼앗긴 나의 찰라의 순간들이 너무 아까워지고 스마트폰 다시 켜서 끊는 수고로움이 억울하다.
먼저 끊는 무례함이 마음에 걸린다면 통화 후에 “먼저 끊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라고 하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