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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사업 Q&A
김 향 훈 변호사
법무법인 센트로
수용재결이 되어야 재개발 명도가 가능
질문 : 재개발조합입니다. 관리처분계획인가가 된 후 청산자들과 세입자들을 상대로 하여 명도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그런데 재판 첫 기일에 각 사건의 재판장들이 이구동성으로 ‘수용재결절차가 완료되었다는 증명이 없는 이상 이 사건들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도 없이 기각이다’라고 합니다. 어찌 된 일인지요?
1. 청산자 압박을 위한 조기 명도소송 제기
2009년 이전에는 도시정비법 제49조 제6항에 따라 관리처분계획인가 고시가 난 이후에 명도소송을 제기하면 곧바로 명도판결이 가능했었고 보상금 지급도 동시이행관계가 아니었습니다. 그러다가 2009년에 도시정비법 제49조 제6항이 개정되면서 청산자의 소유부동산에 대한 손실보상이 완료된 이후에야 비로소 명도판결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렇듯 개정된 법률 하에서도 각 조합들은 수용보상금이 지급되거나 수용절차가 개시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단 명도소송을 제기하였고, 소송과정에서 각종 법률요건을 검토하고 보충하면서 소송을 지연시키다가 변론종결직전에 수용재결절차를 완료시켰는데 이렇게 해도 명도 승소판결이 가능했었습니다.
이처럼 청구원인이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소제기를 서두르는 것은 조기명도를 유도하기 위해 청산자와 세입자들을 압박하는 의도도 있었습니다.
2. 수용절차를 통한 보상금 지급이 선행되어야
그러나 이러한 무분별한 소제기에 제동을 건 대법원 판결이 있었습니다. 즉, 대법원 2011.7.28.선고 2008다91364에서는 “주택재개발사업의 사업시행자가 공사에 착수하기 위하여 조합원이 아닌 현금청산대상자에게서 그 소유의 정비구역 내 토지 또는 건축물을 인도받기 위해서는 관리처분계획이 인가·고시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나아가 도시정비법이 정하는 데 따라 협의 또는 수용절차를 거쳐야 하며, 협의 또는 수용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때에는 구 도시정비법 제49조 제6항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현금청산대상자를 상대로 토지 또는 건축물의 인도를 구할 수 없다. (중략) 수용절차에 의할 때에는 부동산 인도에 ‘앞서’ 청산금 등의 지급절차가 이루어져야 한다.”라고 판시함으로써 수용절차에 따른 보상금 지급이 인도청구보다 선이행의무임을 밝혔습니다.
위 대법원 판례에 따르더라도 수용절차를 통한 보상금 지급은 변론종결 전에만 완료되면 되므로 수용신청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명도소송을 제기하는 관행은 여전히 계속되었습니다.
3. 수용절차완료의 해명을 요구하는 1심 재판부
최근에는 위 대법원 판례의 취지대로 수용보상금지급이나 최소한 재결절차 개시에 대한 증명이 없이 제기된 명도소송을 백안시하면서 즉시 변론종결하고 명도청구를 기각하겠다는 하급심 재판부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하여 원고조합은 ‘주거이전비의 지급대상인지, 실제로 점유하고 있는지, 동사무소 사실조회를 해야 한다’든지 하는 등의 사유로 변론속행을 구하고 있지만 재판부는 보상금 지급의 완료 또는 조기완료에 대한 전망이 없는 한 청구기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4. 소제기와 동시에 수용절차를 개시해야
그러므로 수용재결신청과 명도소송제기의 시점은 예민하게 맞추지 않으면 안됩니다. 관리처분총회 후 인가신청을 해놓고 곧바로 이주관리와 수용재결, 명도소송을 유기적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과거에는 수용재결 신청은 철거회사가, 명도소장 제출은 법무사가, 그렇게 하고 나서도 명도하지 않아 기일이 열리는 사건에 대하여만 뒤늦게 변호사가 투입되곤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해서는 사건의 유기적 관리가 어려워 결과적으로 명도소송 기각이라는 사태를 초래하게 됩니다. 수용과 명도에 관한 최종책임을 지는 변호사가 초기부터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만 하는 이유입니다.
수용재결은 신청이후 2~4개월이면 재결이 나오므로 명도소송제기 이전에 또는 최소한 명도소송 제기와 동시에 신청해두어야 합니다. 그래야 명도소송의 제2회 변론기일 즈음에는 수용절차가 종결될 것입니다. 참고로 명도판결이 나기 위해서는 주거이전비의 지급은 그 조건이 아니라는 항소심판결이 있고, 손실보상의 ‘완료’의 의미는 수용보상금의 공탁으로 족하다는 대법원 판례가 있습니다.
문의 전화 02-532-6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