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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소송에서 1심 판결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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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15-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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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은 3심제로 이루어져 있지만 ’1심 판결에서 승소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은 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1심 판결에서 승소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경험한 사례가 있어 소개한다.

 

재건축 상가분할 소송이다.

 

재건축 구역에서 단지내 상가들은 대부분 재건축을 반대한다. 재건축이 진행되는 동안 장사가 안되서 생계가 곤란해지기 때문이다. 이 때 조합설립동의율 충족을 위해 추진위원회는 상가소유자들을 상대로 공유물분할 소송을 게지한다.

 

전체 구역내에서 상가공유자들의 토지만 분할 해 내고 나머지 조합원들로만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내가 대리한 사건에서 제1심 재판부는 중요쟁점에 대한 별다른 고민이 없이(적어도 내눈엔 그렇게 보였다), 조합측 승소판결을 내려주었다. 그러나 이렇게 되자 피고들이었던 상가공유자들은 뿔뿔히 와해되고 항소할 의지마저 없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인지대 때문이었다.

 

공유물분할소송은 필수적공동소송이므로, 피고 50명중 1명이 항소하려고 해도 전체가 확정차단되고 이심되므로 1명이 나머지 49명 전체의 소가에 해당하는 인지대를 모두 내야만 했다. 그 인지대가 무려 4억원이었다.

 

항소하고자 하는 사람은 자신이 소유한 지분만큼만 인지대를 내고자 하였으나, ‘필수적 공동소송의 법리’상 전체 소가의 인지대를 내야만 했다. 이렇게 하여 피고들은 결속력이 와해되었고, 전의를 상실하여 항소를 포기했다.

 

결국 위 사건에서는 일부 피고가 항소하여 인지대에 관하여 다투었으나 보정명령을 받고 납부를 못하여 최종적으로 항소장각하가 되었다.

 

원래 1심 재판부가 이러한 인지대 부담까지 고려했는지는 분명치 않지만 내가 보기에는 아무 생각이 없었던 듯하다.

 

아무리 공유물분할소송이 필수적 공동소송이라 하더라도 설마 인지대가 이정도랴 하는 생각이었던 듯 싶다. 인지대부담때문에 사실상 항소를 못하게 되었다.

 

이렇게 도중에 머물고 말기에는 제1심 재판은 너무나 많은 쟁점을 판단하지 않았고 서둘러 종결된 점이 참으로 안타까웠다. 피고들도 초기에 대응을 잘못한 점이 많았지만, 이 사건만큼 재판부가 야속하고 얄미웠던 적이 없었다.